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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필사 (12)_통필사完
2022.10.20
만년필 필사 (12)_통필사完
/ 펠리칸 화이트 m205 ef, 몽블랑 키플링 몽블랑 키플링 넣고 펜이랑 낯 가리는 중… 이렇게 획이 얇은 펜이 아니었는데 잉크가 박한지 흐름이 답답하다 / 세일러 프로기어 21k f, 고베 오카모토 핑크 …마뜨료슈까는요, 라고 무재 씨가 강판에 무를 갈며 말했다. 속에 본래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알맹이랄 게 없어요. 마뜨료슈까 속에 마뜨료슈까가 있고 마뜨료슈까 속에 다시 마뜨료슈까가 있잖아요. 마뜨료슈까 속엔 언제까지나 마뜨료슈까, 실로 반복되고 있을 뿐이지 결국엔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있던 것이 부서져서 없어진 것이 아니고, 본래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뿐이죠. 무재 씨, 그건 공허한 이야기네요. 그처럼 공허하기 때문에 나는 저것이 사람 사는 것하고 어딘가 닮았다고 늘 생각해 왔어요. /..
만년필 필사 (12)_통필사完
/ 펠리칸 화이트 m205 ef, 몽블랑 키플링 몽블랑 키플링 넣고 펜이랑 낯 가리는 중… 이렇게 획이 얇은 펜이 아니었는데 잉크가 박한지 흐름이 답답하다 / 세일러 프로기어 21k f, 고베 오카모토 핑크 …마뜨료슈까는요, 라고 무재 씨가 강판에 무를 갈며 말했다. 속에 본래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알맹이랄 게 없어요. 마뜨료슈까 속에 마뜨료슈까가 있고 마뜨료슈까 속에 다시 마뜨료슈까가 있잖아요. 마뜨료슈까 속엔 언제까지나 마뜨료슈까, 실로 반복되고 있을 뿐이지 결국엔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있던 것이 부서져서 없어진 것이 아니고, 본래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뿐이죠. 무재 씨, 그건 공허한 이야기네요. 그처럼 공허하기 때문에 나는 저것이 사람 사는 것하고 어딘가 닮았다고 늘 생각해 왔어요. /..